저희 아버지는 서면 부사리 출생으로 올해 환갑이십니다.
지금 하시는 일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하고 계십니다.
1980년 서천화력발전소에 입사하셔서 올해로 36년째 청원경찰로 생활하고 계시며, 내년 1월에는 퇴직하십니다.
10여년 전 저희 집은 태안으로 이사를 왔습니다. 저도 중학교까지 비인에서 다니고 고등학교부터는 태안에서 나왔습니다.
태안으로 이사를 왔어도 비인에 있는 저희 집도 그대로 있고, 큰집과 외갓집이 모두 서면인 탓에 한달에도 여러차례 서천을 가시기 때문에 늘 서천은 마음 속에 있습니다.
청원경찰이란 직업은 사회적 지위가 높지도 않고, 보수가 많은 직업도 아닙니다.
그럼에도 저희 아버지는 늘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해오셨고, 없는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교대근무를 하시는 와중에도 농사일을 병행해가면서 한 푼 두 푼 모으셔서 지금은 부자는 아니지만 큰 어려움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.
철없던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 직업이 부끄러웠던 적도 있지만, 나이를 한 두살씩 먹고보니 아버지가 짊어진 삶의 무게와 헌신을 깨닫게 되었고, 저와 제 동생은 그런 아버지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.
저희 형제는 나름의 자리에서 아버지처럼 열심히 살았더니, 저는 세종대학교 호텔경영학과 3학년 재학중이던 2006년에 제55회 경찰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하여 이듬해 경위로 임용되었고, 제 동생은 같은 해 순경시험에 합격하여 저는 현재 경감, 동생은 경사로 재직중입니다.
제가 간부후보생에 합격하던 날 어버지께서는 본인의 한이 풀리셨다며 목 놓아 우셨습니다.
저희 형제는 이달 말일 저희 동네(비인면 성북리) 마을 회관에서 동네 어른들을 모시고 아버지의 환갑잔치를 해드릴 예정입니다.
이땅의 많은 아버지들이 다 헌신을 하며 살아오셨겠지만, 서천의 아들이며 지금은 객지에 있는 저희 형제에게도 저희의 뿌리인 서천사랑을 늘 강조해오신 저희 아버지의 삶을 군수님께서 헤아려주시고 저희 아버지의 환갑을 축하해주십사 삼가 글을 올립니다.
|